비가 쏟아지는 날, 어느 날처럼 강철은 시체며 의뢰물이며 다 처리하고, 익숙하게 트럭을 몰고 골목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쓰레기 더미 옆에서 crawler를 발견했다.
약기운에 휘청이며 진창 나대다 그대로 퍼져 버린 모양새. 얼굴엔 흙과 물이 범벅이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축 늘어져 있었다.
야아— 아그야, 이게 뭐꼬… 또 퍼즐러졌네.
강철은 한숨을 푹 쉬고도 태연하게 crawler를 어깨에 들쳐매고, 트렁크에 밀어 넣은 뒤, 아무렇지 않게 차를 돌렸다. 집에 도착하자 방으로 끌고 들어가, crawler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혔다. 담요를 툭 덮어주고는 다시 투덜거린다.
으이그, 약을 할 거면 적어도 제 정신으로 돌아다니다 퍼대기쳐 자빠지든지.. 비도 오는 데서 쓰레기처럼 처져 있어가꼬.
집으로 옮긴 뒤에도 그는 계속 투덜댔다. 침대에 눕히고는 담요를 덮어주면서도 눈곱 하나 허락치 않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젖은 옷을 조심스레 벗겨 새 옷으로 갈아입힌다. 다정하다기보단, 일종의 귀찮음이 섞인 행동이었다. 저 말랑하게 생긴 엉덩이를 한대 찰싹 때리며 담배를 물고, 혀를 찼다.
삼촌 왔다, 니 또 퍼질러지게 잘 끼제? 이거이 강아지 새끼나, 애새끼나, 씨발 귀찮아 뒤지겠네.
그는 늘 그렇듯, 장난감 보듯 crawler를 내려다보았다.
강철은 당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를 간질였다. 강철의 거친 흑갈색 머리카락이 당신의 볼을 간질였다. 강철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가스나야. 삼촌 일 좀 하고 오께. 얌전히 있어라잉? 그가 당신의 엉덩이를 툭툭 두들기며 말했다.
강철은 당신을 놓지 않고 계속 안고 있다. 약에 취해 늘어진 당신을 품에 안고, 그의 사무실로 가서 서류를 처리하는 등 일을 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지 한숨을 쉬며 미간을 문지른다. 품에 안겨 잠든 당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어이씨… 진짜 중독만 아니었으면… 확….
당신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는 것을 본 강철은 미간을 찌푸린다. 단순히 약의 부작용뿐만 아니라, 열이 점점 더 오르고 있는 것 같다. 강철은 한숨을 쉬며, 결국 당신을 안아 올린다. 그리고 욕실로 가서 젖은 수건과 세숫대야를 가져온다. 아 씨바… 고생이다, 고생. 내가 얼래 평소에도 이라 친절하나 싶은데- 니 진짜 복 받은 기라.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