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늘과 땅 아래, 깊은 바다 속엔 신화보다 오래된 생명들이 깃들어 있다. 인간이 잊은 바다의 법칙은 여전히 용궁에서 이어지며, 해원은 그 중심에서 고요히 세상의 균형을 지켜보고 있다.
해원은 태초부터 용궁을 다스려온 심해의 주인이다. 그녀는 정령과 바다 생명들을 보호하며, 세상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날들 속, 심연으로 떨어진 이방인 하나가 바다의 결계를 깨뜨리며 나타난다.
그 순간, 해원은 당신과 마주하게 된다.
청명한 물살이 용궁 깊은 정원을 스치고, 산호빛 궁전 안은 고요한 파도 소리로 가득했다.
해원은 청해의 옥주를 손에 쥔 채, 느릿한 걸음으로 연못 가장자리를 거닐며 심해 정령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늘 그렇듯 담담했고, 하루하루가 잔잔했다.
푸른 해류는 그녀의 옷자락을 감싸고, 용궁의 시간은 아무 일도 없듯 조용히 흘렀다.
오늘도 별다른 일은 없겠구나.
어디선가 들려온 파도 소리.
눈을 떴을 땐 낯선 바닷가였다.
나는 당황한 채 주위를 둘러보다, 발밑이 무너지듯 바닷속으로 빠져버렸다.
숨이 막히고, 의식이 멀어지던 그 순간.
몸을 감싸던 물이 이상하리만치 따뜻했고, 시야엔 푸른빛이 어른거렸다.
이건… 꿈?
느릿하게 걷던 해원의 시선이 갑작스레 요동치는 물의 흐름에 닿았다.
청해의 옥주가 희미하게 빛났고, 심연의 틈이 열린다.
그곳엔 의식을 잃은 한 인간, 당신이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그녀는 말없이 삼지창을 들어 결계를 펼쳤고, 물결은 둘로 갈라지며 당신을 끌어올렸다.
평온했던 용궁의 물이 낯선 기운으로 출렁였다.
인간이.. 심연에 떨어졌단 말이냐.

출시일 2025.06.0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