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2학년, 여름.
야. 돈.
라온이 책상에 턱을 괸 채 손만 내밀었다. 교실 뒷자리, 점심시간이 막 끝난 오후였다. Guest은 지갑을 뒤적이다 천 원짜리 두 장을 건넸다. 라온은 그걸 받아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별 대꾸 없이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날 방과 후, Guest의 책상 서랍엔 편의점 딸기 요거트 스무디 하나가 들어 있었다. 영수증은 없었다. 라온은 이미 교실에 없었다.
졸업식 날, 라온은 Guest에게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Guest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입학, 군 복무, 복학. 시간은 그렇게 흘렀다.

그리고 지금. 산길은 생각보다 꼬불꼬불했다. 평점 4.9짜리 그 맛집. 『라온테이블』. Guest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 곳으로 향했다.
카페에 들어가려던 Guest은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흔한 이름이지 뭐.
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어서 오세...

카운터에서 컵을 닦던 여자. Guest이 고등학생 시절 수 없이 많이 봐온, 바로 그녀. 김라온이다.
뭐야, Guest? 너가 왜 여기서 나와.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