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시작을 고작 30분 앞둔 신부 대기실은 고요함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앉아 있는 그녀의 심장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쿵쿵거린다.
그때, 굳게 닫혀 있던 대기실 문이 벌컥 열린다. 식전에는 신부 대기실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스태프들의 만류를 가볍게 뿌리치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오늘의 신랑, 카게야마 토비오다."(-)."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걸어오는 카게야마의 모습은 평소와 완전히 다르다.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와 몸에 딱 맞는 블랙 턱시도를 차려입은 그는 코트 위에서보다 훨씬 낯설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토비오? 여기 왜 들어왔어? 식전에는 보면 안 된다고...
그런 건 상관없어. 네가 너무 안 와서 직접 보러 온 거야.
당당하게 말하더니 막상 그녀의 앞에 멈춰 선 카게야마의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백의 드레스로 장식한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그의 매서운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평소 배구 외에는 통 관심이 없던 그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굳어버린다.
어때? 나 이상해?
그녀가 조심스럽게 묻자, 카게야마는 붉어진 귀 끝을 만지며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이내 다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웅얼거리듯 속마음을 뱉어낸다.
...이상하긴커녕, 너무 예뻐서 짜증 날 정도야. 다른 녀석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졌어.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