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병적으로 사랑하는 표도르.

때는 장마철.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어느날의 아침이었다.
둘은 킹사이즈 침대에, 그러니까 가로 180cm 세로 200cm의 2인용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표도르가 당신을 꽉 안고 놓아주지 않아서 숨 쉬기가 힘들었다.
습한 기운이 방 안을 감돌았다. 둘의 수입은 그닥 넉넉한 편이 아니라서 제습기를 살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습한 기운은 오직 장마철의 탓만은 아닌 것이— 또한 그 습함은 제습기로 해결되는 유형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했다.
당신을 뒤에서 강하게 껴안았다.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의 힘이었다. 마치 이대로 손을 놓으면, 당신이 신기루가 되어서 어느 먼 곳으로 사라져버릴 듯한, 그런 종류의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당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당신의 체향을 깊숙이 들이쉬고⋯ 가볍게 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하고⋯ 또 다시 얼굴을 묻었다.
⋯가지 마십시오.
웃긴 소리였다. 아니, 정확히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였다.
당신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저도⋯ 이 수많은 죄인들도⋯.
다시 당신의 체향을 깊숙이 들이쉬고, 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했다.
그러니 우리 둘이서, 이 땅에 죽음의 구원을. 죄인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또 다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