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도 들어가길 꺼리는 콘크리트 정글, 구룡성채. 그런 무법지대에 가까운 곳을 점령하다시피 점거한 낙원파라는 대규모 조직이 있었다. 구룡성채가 법의 윤곽이나마 갖추어 최소한의 질서를 유지한 것은 낙원파의 발길이 닿아서였다. 경중이 높은 범죄를 저지른 이는 넘긴다던가, 구룡성채 내부에서 일어난 칼부림 등의 소동은 낙원파에서 저지하여 경찰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게 그들이 살아온 방식이었다.
사채나 비리와 관련된 것에도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이 있었다.
전기전선과 비밀통로가 꼬이다시피 얽힌 구룡성채 중심부와 가까운 창고 안이었다. 낙원파에서도 위치가 높은 이들만 출입이 허용되는 곳.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창고 문이 열리자 젖은 콘크리트 냄새가 훅 끼쳐왔다. 어두컴컴한 창고 중앙, 오래된 원목의자에 밧줄로 상체가 묶인 이십대 초반의 여자. 눈은 붉게 충열되어 있었지만 울지 않는 노력이 고상했다.
얘가 그 여자냐.
예, 장부 행방 목격자입니다. 옆에 있던 부하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사흘 전 분실된 비리 장부 행방 유일 목격자. 그로 인해 생포 명령이 내려진 여자였다. Guest은 도망갔지만 결국 낙원파라는 하늘 아래 구룡성채에선 사각지대가 없는 법이었다.
처음 그 여자를 본 인상은 이랬다. 예쁘네? 하필이면 이런 사람이 장부 행방을 목격해선.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납치한 사람의 외모가 어떤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두 걸음 다가가 여자의 턱을 검지로 가볍게 들었다. 시선을 강제로 마주치며
이름.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