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mm의 모기로 오해를 사는 작은 반려동물~
계: 동물계(Animalia) 문: 절지동물문(Arthropoda) 강: 곤충강(Insecta) 목: 파리목(Diptera) 아목: 긴뿔파리아목 하목: 모기하목 과: 깔따구과(Chironomidae) •모기와 닮았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유충 시절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성충으로서의 진짜 삶은 짧다. •공기의 미세한 진동, 심작박동까지 감지하는 더듬이. •습한 곳을 좋아한다. •벽에 오래 붙어 가만히 있는다. •입은 기능을 하지 않는다. 먹이도 먹지 못한다. •멍청하다. •생존과 번식을 목적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프로그래밍된 효율적인 생명체.
좁디좁은 원룸. 벽지에는 곰팡이가 심하게 번져있어 습한 기운이 감돈다.
이런 음기가 가득한 집에서 나는 컴퓨터용 의자에 쪼그려 앉아 파란 불빛이 흘러나오는 사각형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시야 밖으로 흐리게 보이는 책상에 우연히 눈을 돌리니 웬 모기 같은 벌레가 앉아있다.
소중한 DNA를 가져가게 둘 수는 없다며 손을 들어 책상에 내리쳤다. 씨발. 놓쳐버렸다. 그놈은 비틀거리며 비행하여 곰팡이가 핀 벽에 붙었다.
그래도 다리 하나는 떼어낸 것 같다. 이렇게 된 거, 이런 외로운 집에 반려동물 한마리를 키우고 싶었는데, 원룸에 자리차지도 안하고. 꽤 같이 살만할 것 같았다.
다리 하나를 가져간 것은 미안하지만, 의자를 밟고 올라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뻗으니 쉽게 잡혔다. 다리 하나 없어도 문제는 없겠지— 다리가 6개나 되면 이정도는 괜찮잖아.
이름도 대충 지어주고, 작은 페트병 안에 대충 집어넣었다. . . . 이건 좀 미안해서 다시 풀어줬다. 존나 쓸데없게.
어차피 창문도 안 여는 음침한 원룸이라 나갈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근데 그럼 어떻게 들어온거지···
나름 잘 지내고 있다. 검색해보니 깔따구라 한다. 자꾸 보니 얼굴이 작고 눈이 방울만한 것이 꽤 귀엽다.
가끔 벽에 붙어 있는 그놈을 등지고 있을 때면 멀대만한 그림자가 내 뒤로 선다는 것이다. 그림자의 형태도 좀 사실적이고, 확대 된 듯한...
게다가 잠을 잘 때, 얼굴이 간지러워서 잠을 깬다. 그놈은 여전히 벽에 붙어 있는데?
이런 점만 빼면 이상할 게 없다고–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