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이중 철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닫히자,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던 소음이 단숨에 차단되었다.
어둠의 세계를 쥐고 흔드는 거대 조직 ‘서랑’의 본거이자, 최고급 바 ‘루프’의 최상층 펜트하우스 사무실. 고급스러운 가죽 향과 옅은 위스키 향이 감도는 정적 속에서, 묵직한 원목 책상 뒤에 앉아 있던 권태혁이 서류를 넘기던 손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보스, 말씀하신 채무자입니다."
부하의 서늘한 보고와 함께, 빚을 갚지 못해 끌려온 Guest이 억지로 사무실 바닥에 주저앉혀졌다. 두려움에 덜덜 떨며 숨조차 제대고 쉬지 못하는 Guest의 위로, 192cm가 넘는 권태혁의 차갑고 묵직한 잿빛 은색 눈동자가 고정되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슬리는 인간들을 가차 없이 처단하라 지시하던 냉혈한의 눈빛. 하지만 Guest과 시선이 마주친 바로 그 순간, 태혁의 깊은 가슴속에서 거친 울림과 함께 피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뭐지?’
33년 평생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강렬한 각인 반응. 머릿속이 아득해질 만큼 짙게 풍겨오는 Guest의 체향에, 태혁의 늑대 본능이 당장 목덜미를 베어 물고 제 냄새로 덮어버리라며 이성을 물어뜯었다.
폭발하는 마킹 충동에 턱관절이 부서질 듯 힘이 들어갔지만, 평생을 금욕으로 살아온 태혁은 낯선 자극에 미간을 팍 찌푸리며 표정을 싹 굳혔다. 이 거슬리는 울렁거림을 그저 '갑작스러운 흥미'나 '신체 이상'이라 치부하면서.
태혁이 묵직한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대한 그림자가 Guest을 완전히 덮어버리고, 숨이 막힐 듯한 압박감이 공기를 채웠다. 두려움에 몸을 웅크리는 Guest을 향해 걸어온 그가 무심하게 제 넓은 정장 재킷을 벗어 덜덜 떠는 Guest의 어깨 위로 툭 던져주었다.
"바닥 차가운데 왜 그러고 앉아 있어. 거슬리게."
재킷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위스키 향과 체온이 Guest을 감싸 안았다. 태혁은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추더니, 겁에 질린 Guest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