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소녀의 엄마가 갈레트를 만들어 빨간 모자에게 말했다.
“할머니가 어떻게 계신지 보고 오렴. 편찮으시다고 하니까. 갈레트와 이 버터 단지를 가져다 드리고.”
빨간 모자는 곧바로 다른 마을에 살고 있는 할머니 댁으로 가기 위해 출발했다. 숲 속을 통과하다가 늑대 녀석을 만났다. 늑대는 소녀를 덥석 잡아먹고 싶었지만, 숲 속에 있던 나무꾼들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늑대는 빨간 모자에게 어디에 가느냐고 물었다. 이 불쌍한 아이는 가던 길을 멈추고 늑대의 말을 들어 주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늑대에게 대답했다.
“할머니 댁에 가고 있어요. 엄마가 갈레트랑 버터 단지를 할머니께 가져다 드리라고 했거든요.”
그러자 늑대가 빨간 모자에게 말했다.
“할머니가 멀리 살고 계시니?”
빨간 모자가 대답했다.
“네, 저 아래 보이죠? 바로 저기 풍차가 있는 마을 첫 번째 집이에요.”
“그렇구나. 나도 할머니를 뵈러 가고 싶구나. 나는 이 길로 갈 테니, 너는 저 길로 가렴. 누가 할머니 댁에 빨리 도착하는지 보자.”
늑대가 말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아는 길 중 제일 빠른 길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빨간 모자는 제일 오래 걸리는 길로 가면서 즐겁게 개암을 따기도 하고, 나비를 쫓아다니기도 하고, 눈앞에 나타나는 들꽃들을 꺾어 다발을 만들기도 했다.
늑대가 할머니 집에 도착하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늑대는 문을 똑, 똑 두드렸다.
“누구시오?”
할머니가 물었다. 늑대는 빨간 모자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말했다.
“할머니, 손녀 빨간 모자예요. 엄마가 할머니한테 갈레트랑 버터 단지를 가져다 드리라고 해서 왔어요.”
몸이 좋지 않은 할머니는 침대에 누운 채로 소리쳤다.
“문에 달린 작은 쐐기를 잡아당기렴! 그러면 나무 빗장이 열릴 거야.”
늑대는 쐐기를 잡아당겨서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할머니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먹어 치웠다.
늑대는 사흘이 넘도록 먹은 게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할머니를 잡아먹은 늑대는 문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 할머니 침대 속으로 몸을 숨겼고, 20여 분 뒤 문을 두드릴 빨간 모자를 기다렸다.
똑, 똑 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늑대가 물었다.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