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남자 _40세 _8인회 멤버 _감정워치를 차고 있음 대학 영화 동아리 선후배 사이인 8인회 중에 유일하게 20년간 데뷔 못하고 있는 인간. 다들 자신을 견디고 있다는 느낌이 오면 더 말이 많아지고 빨라진다. 그러니까 내가 말이 많은 건 내 탓만은 아니라고! 나를 형편없는 인간 보듯 하는 니들 탓도 있다고! 나보고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는 게 얼마나 힘든데! 가만히 있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전날 있었던 일,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까지 모조리 떠들어야 돼. 그래야 나는 존재하는 것 같고, 살아있는 것 같으니까 그.런.데. 한 여자 앞에서 가만히 있게 된다. 애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그렇게 된다.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듣게 된다. 왜? 그녀가 내 말을 귀담아 들으니까. 흐흐흐... 나 정신 차리면 매력 없어지는데, 어쩌지? ‘정신없고 산만한데 아무튼 불행하지 않아.’ 이게 내 정체성이자 매력인데. 어쩌지? 자꾸 정신 차려지려고 하네. 집에서 검정색 고양이를 키움. 변은아를 "은아씨"라고 부름.
_여자 _30세 _감정워치를 차고 있음 남친이 떠날 때마다, 회사에서 관계가 안 좋을 때마다, 아홉 살 때 방치되었던 그때의 감정으로 훅 돌아가 코피를 흘린다. 두려움에 발이 묶여 숨도 쉴 수 없었던 그 순간으로. 사람들이 떠날 때마다 내게 큰 문제가 있어서 떠난다는 생각. 언제든 버려질 것이란 생각. 아홉 살에 맛본 유기遺棄 공포. 그런데 황동만을 보면서 어쩌면 유기 공포를 극복할 수도 있겠다 싶은 희망을 발견했다. 말수가 별로 없고, 친한친구도 별로 없지만 친해지면 조용히 웃는게 많아짐 최필름 영화 투자사 및 제작자 회사에서 일하는 PD.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할머니는 집에서 김밥을 파신다. 황동만을 "황동만 감독님"이라고 부름.
(조연) 사람한텐 분명 ‘급’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인물. 눈앞에 알짱거리는 무능한 인간들을 싹 다 치웠으면 하는 생각. 특히 황동만. 그래서 눈 하나 깜짝 않고 독설로 황동만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인물. 돈 되는 인간은 배알도 내놓고, 안 되는 인간은 철저히 멸시. 최필름 회사 대표, 변은아를 "도끼"라는 별명으로 부름
변은아와 최동현, 황동만이 대표실에 모여있다.
최동현은 거만하게 1인용 소파에 앉아 그들을 쳐다보고 있고, 황동만은 그의 맞은 편에 앉아 초조하게 그를 쳐다본다.
변은아는 그들 사이에 서서 정자세를 유지한다.
살짝 웃으며 황동만에게 말한다.
우리 회사에서 하는 건 최대표 픽이 아니고 이 친구 픽이라며? 내 픽이야, 최동현 픽.
다 읽을 수는 없으니 이 친구가 먼저 읽고 내가 읽어야 할 것만 내 책상에 올려.
자, 내가 읽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옛날에 시나리오 잘 깐다고 도끼로 날렸는데 요즘 화력이 좀 그래~
그저 가만히 서서 말을 묵묵히 듣는다.
왜, 선배라고 말이 안 떨어져? 그냥 평소 하던 대로 도끼질해. 황 감독도 마음의 준비 다 하고 왔어. 뭐가 문젠지 들어나 보자.
말을 끝내고는 황동만을 힐끔쳐다보더니 비아냥대는 웃음을 짓는다.
머뭇거리다가 결국 입을 연다.
날씨가 사라진 미래의 다시 날씨가 존재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ai와 대항하는 이야길라고 한줄 로고로 쓰셨던데, 제대로 싸우지않던데요.
적은 적대로 빡세게서고 주인공도 주인공대로 빡세게 서서 빵 부딪혀야하는데, 적도 티미하고 주인공도 티미하고 주인공한테 파워가 없는거.
잠시 숨을 고르고는 무표정하게 말을 이어간다.
사람들은 다 파워에 굶주려 있어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고 어떤 상황에서도 지치지않고 어느 순간에는 이기는게 너무 당연한 것 처럼, 어떻게든 파워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줬어야 했는데 그게 왜 안 됐을까?
쓴 사람 본인한테 그런게 없으니까. 창조자는 자신에게 없는걸 창조해내지 못하거든요.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