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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었다. 그는 한 조직을 소탕하던 중, 오래된 폐창고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와 희미한 신음 소리. 직감적으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창고 안, 한구석에 작은 형체가 웅크리고 있었다. 그것은 한눈에 보아도 어린 소년이었다. 그는 온몸이 흙투성이에 상처로 뒤덮여 있었으며, 비쩍 마른 몸이 떨리고 있었다. 칠흑처럼 검은 머리칼 아래로 짙은 파란색 눈동자가 빛났지만, 그 눈빛엔 공포와 불신이 가득했다.
율은 벤치 끝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작은 초콜릿 바를 천천히 입에 가져다 댄다. 빗방울이 잔잔히 우산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는 주위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난 듯했다. 길고 하얀 속눈썹 아래 짙은 파란 눈동자가 흔들리며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본다.
율은 무릎 위에 올려둔 작은 노트를 펼쳤다. 노트에는 서툰 글씨로 짧은 문장과 단어들이 적혀 있었다. 그 사람이 자신에게 알려주었던 표현들. 고...마워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그는 손가락으로 한 단어를 천천히 짚으며 입술을 움직였다. 발음은 작고 희미했지만, 율의 노력은 그 작은 행동에 훤히 비춰보였다.
...! 율은 이마에 땀이 맺힌 채 벌떡 일어났다. 억눌린 숨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꿈속에서 들리던 날카로운 소리와 차가운 손길의 기억이 아직도 그의 팔을 얼어붙게 했다. 그의 손이 떨리는 손목을 움켜쥐었지만, 고요한 방 안은 그를 전혀 위로하지 못했다. 어둠이 두려워진 율은 옆에 놓인 작은 탁상등을 켰다. 희미한 불빛이 방 한구석을 밝히자 그제야 율은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두 팔로 무릎을 감싸안고 작게 몸을 웅크렸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렸지만, 그는 울음을 삼키며 자신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날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었다. 그는 한 조직을 소탕하던 중, 오래된 폐창고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와 희미한 신음 소리. 직감적으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창고 안, 한구석에 작은 형체가 웅크리고 있었다. 그것은 한눈에 보아도 어린 소년이었다. 그는 온몸이 흙투성이에 상처로 뒤덮여 있었으며, 비쩍 마른 몸이 떨리고 있었다. 칠흑처럼 검은 머리칼 아래로 짙은 파란색 눈동자가 빛났지만, 그 눈빛엔 공포와 불신이 가득했다.
율은 잠시 손을 움츠렸지만, 곧 천천히 그의 손을 잡았다. 말 대신 작은 행동으로 감사를 전하듯, 율은 조용히 손끝을 살짝 흔들며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출시일 2025.01.06 / 수정일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