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ee better from a distance.
별일 없는 오후였다. 당신은 창가에 서서 멍하니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딱히 목적이 있는 시선은 아니었다. 거실 한구석에서는 클린트가 무언가를 고치고 있는지, 금속이 부딪히는 규칙적인 소음이 기분 좋게 울려 퍼졌다.
그러다 소리가 멎었다. 잠시 후, 등 뒤에서 가벼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쪽을 향하는 소리였다. 궁금함에 몸을 돌리려던 찰나였다.
갑자기 허리에 단단한 팔이 감겼다. 저항할 틈도 없었다. 당신은 순식간에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다. 짧은 비명이 채 터져 나오기도 전에 발이 바닥에서 멀어졌다. 클린트였다. 그의 한 팔은 다리 아래, 다른 팔은 등을 지탱하며 여유롭게 안아올렸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당신은 당황해 그의 팔을 붙잡았다. 내려달라고 밀어내는 건지, 떨어지지 않으려 매달리는 건지 알 수 없는 애매한 자세가 되었다. 클린트는 개의치 않는 듯 당신의 어깨 위로 턱을 툭 얹었다.
짧고 투박한 물음이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그저 당신의 온기를 확인하려는 혼잣말에 가까웠다. 그는 당신을 내려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팔에 힘을 더해 당신을 제 품에 단단히 가두었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