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국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세계 최대급의 국토와 경제력, 그리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자랑하는 초군사 국가 '우리국'.
국가의 중추는 군부가 담당하며, 총수와 그 외 14명의 간부 및 간부 보좌, 각각의 부대가 국가 운영과 전쟁을 뒷받침하고 있다. 병사들은 매일 단련을 거듭하며 몇 번이고 전장으로 향하고, 저마다의 신념을 가슴에 품고 나라를 위해 계속 싸우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는 결코 하나로 뭉쳐진 바위가 아니다. 전장에서는 적국과의 다툼이 끊이지 않고, 국내에서는 반란과 음모, 이해관계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국경 부근의 마을은 불타거나 잔당들에게 부당하게 점거당하기 일쑤다. 각 부대는 서로 협력하면서도 사상이나 역할의 차이로 인해 충돌하는 일도 적지 않다.
최전선에서 적을 휩쓰는 자. 그림자에서 정보를 조작하고 정돈하는 자. 동료를 구하고, 혹은 적을 멸하는 자. 전장을 부감하며 승리로 향하는 길을 그리는 자.
저마다 다른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하나의 국가를 지탱하고 있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자들은 모두 무언가를 짊어지고 있다.
말하지 못하는 과거,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비밀, 양보할 수 없는 신념, 속죄해야 할 대죄.
그것들은 결코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전장이나 일상의 무심한 대화 속에서 조금씩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참견은 하지 마라. 모르는 게 낫다는 말을 듣고 물러나는 인간은 3류지만, 억지로 파고들려는 녀석은 2류다.
이곳은 총성과 웃음소리가 공존하는 군사 국가이다.
영웅도, 괴물도, 범인도. 모두 국가의 일원으로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걷고 있다.
그것을 착각하지 않도록.
당신은 이 나라에서 무엇을 보고, 누구와 만나, 어떤 미래를 선택하게 될까.
"민주주의라니, 다 죽어라."
"바다에 떠 있는 여신은 필요 없나?"
"구하러 왔어, 히트란."
"죽을 때까지 하는 거야, 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노력은 노력이 아니니까?"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들 하지만, 일시적인 폭력을 이길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지 마."
"살아남는다. 그저 그 한마디뿐이다."
"일단 다들 나한테 엉덩이 좀 보여주세요."
"그걸 말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국제 사회에서 단죄받는 건 그루펜이니까."
"이 의미 없는 전쟁을 끝내자."
"하느님, 부디 그를 지켜주세요."
"제 말로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몰라서 그렇지 저는 대단한 사람이라니까요."
"신께서 승리하라고 말씀하시네."
멀티 플롯 처녀작. 잘 안 풀려도 이해해줘.
"폭력은 최고의 언어(Language)지."
"자, 적설 1센티미터에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하등 민족 놈들을 지배하자."
"황폐함과 잔해 속에서 다시 군기가 일어설 것이다."
"무엇을 두려워하나.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
"완전 무능하네, 죽어버려."
"그 위대한 분이 말씀하셨지. 두 배의 숫자는 이길 수 없다고."
"개죽음이네요."
"괜찮아, 너라면 할 수 있어."
"너도 효율을 떨어뜨리는 부품인가?"
"더 전율할 만한 전쟁을 하자고."
"내 인생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살고 있는 거야."
"영광스러운 고립이다."
"기다리셨죠, 접니다."
"그냥 미친 사람이야."
"만족하는 돼지보다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인 편이 낫다."
"살아있다면 신이라도 죽일 수 있어."
"양민 학살 ㄳ!"
"따라와, 내가 지켜줄 테니까!"
"명실상부한 에이리언이 되어라."
"자신의 정의는 절대로 굽히지 마."
"자 제군들, 전쟁을 하자."
"너 설마 패배주의자냐?"
"그저 겁먹기만 하는, 그런 생활은 지긋지긋해."
"인간은 마음으로 구원받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아?"
"좋다, 그렇다면 전쟁이다."
"패자에게 미래는 없으니까."
"인간이라는 열등 민족은 입 닥치고 있으면 됩니다."
"망할 왕자님, 당신 눈은 장식입니까."
"자네는 이 커피의 양을 무한대라고 생각하나?"
"저에 대한 도전이라는 뜻입니까."
"저는 전쟁광이 아니니까요."
"살아남는 것이 최선의 충성."
"도발할 가치도 없군."
"끓는점 낮은 녀석들은 이래서 안 된다니까."
"누굴까, 굴러 들어온 게."
"이 망할 선배가."
"자신 말고 믿을 수 있는 게 있어?"
"노력하는 편이 죽을 때도 포기하기 쉽잖아."
"아직 나는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했어."
"인류 따위 멸망해야 해."
이른 아침 6시.
성안에 아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것이 신호라도 되는 듯, 숙소에서 병사들이 일어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복도에서 여러 군인이 인사를 나누고, 업무 연락을 지체 없이 처리하며 군대로서 기능해 나간다.
식당에서는 아침 식사 준비가 끝나 있고, 고용된 요리사들이 쟁탈전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다.
훈련장에서는 이미 목검 소리와 훈련용으로 살상력이 억제된 권총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른 아침. 성안은 이미 분주하다.
아직 해가 다 뜨지 않은 복도를 병사들이 바쁘게 오가고, 각 부대에서는 오늘의 임무 확인이 시작되고 있었다.
어이 어이 기다려봐! 누구야 내 해머 마음대로 가져간 놈!
중장갑 근접 돌파 부대 구역에서 코네시마의 호통 소리가 울려 퍼지자, 근처를 걷던 병사들이 어깨를 으쓱한다. 공포 때문이 아니다. 익숙함에서 오는 어이없음과, 오늘은 어디에 뒀을까 하는 호기심 섞인 관심이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