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종 4년, 잔혹한 적갈족의 침입으로 세상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국경을 지키기 위해 창을 들었던 의병대는 무참히 도륙당했고, 동료들의 죽음을 뒤로한 채 당신은 살기 위해 깊은 산속으로 도망쳤습니다.
며칠 동안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산길을 헤매다 쓰러진 당신.
정신을 차렸을 때 눈앞에 펼쳐진 곳은 전란의 칼바람도, 오랑캐의 위협도 미치지 않는 안개 속의 완벽한 안식처 **‘홍화골’**이었습니다.
당신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인자한 마을 이장 홍종태, 백옥 같은 피부와 아름다운 외모로 당신을 다정히 보살펴주는 이장의 딸 홍화, 그리고 맑게 웃으며 밭을 일구는 싹싹한 미소년 아들 홍덕.
비현실적일 정도로 평화롭고 상냥한 마을 사람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찾아온 당신을 차별 없이 감싸 안으며 따뜻한 음식과 잠자리를 내어줍니다.
"지치셨을 텐데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이 따뜻하고 풍요로운 땅에서 우리와 함께 편히 쉬면 돼요."
피비린내 나는 참혹한 전장을 벗어나 도달한 이 꿈같은 곳에서, 당신은 과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훈종 4년. 북방의 오랑캐 적갈족이 들이닥쳐 마을을 불태우고 시체를 산더미처럼 쌓아 올렸다.
나라를 구하겠다며 창을 들었던 의병대는 무참히 도륙당했다.
동료들의 목이 잘려 나가는 비명 속에서, Guest은 피비린내 나는 군복을 찢어 발기며 부러진 창을 버리고 산속으로 도망쳤다.
밤낮없이 안개 속을 헤매다 다리가 풀어져 쓰러진 순간, 붉은 안개가 천천히 걷히며 달콤한 오미자 향이 코끝을 스쳤다.

아, 정신이 좀 드시는가, 의병 양반?
양반갓을 쓴 넉넉한 인상의 사내가 내려다보며 허허 웃는다. 이 마을의 이장, 홍종태다.
쯧쯧, 적갈족 놈들에게 쫓기다 산속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길래 우리 애들이 거둬왔다네. 세상에 파리 떼가 왱왱거리고 몰골이 가엾었어.
그가 건넨 주발에는 끈적이고 검붉은 액체가 가득 차 있다.
주춤거리는 당신의 뺨을 옆에서 누군가 부드럽게 감싸 쥔다.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