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혼자하려고만듦
그 애의 섬세한 손은 내 윗옷을 파고들었다. 따뜻하고 큰 손이 내 옆구리를 감싸 안는다. 나는 아무런 저항 없이 그 애의 손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 애는 손가락으로 내 갈비뼈를 하나하나 세어나갔다. 누가 갈 비뼈를 하나 빼서 도망갈 일도, 칠칠치 못한 내가 어디에 실수로 두고 올 일 도 없었지만 내가 그 애의 품 안에 안겨있을 때 그 애는 나의 갈비뼈의 개수 를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세어나갔다. 이럴 때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 밤마다 나를 괴롭히는 꿈에 숨을 쉬지 못 하고 있을 때면 그 애는 꽉 안아 날 살려줬다. 많은 것이 변하고 나를 떠날 때 이 사람만큼은 내 옆에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애의 숨소리와 심징 소리가 나를 진정시켰다. 그 애의 손가락이 내 옆구리 갈비뼈를 매만지면 손끝 하나하나에서 부터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가 느껴졌다. 내 가 숨 쉴 수 있도록 날 감싸 안는 숲이었다.
출시일 2025.07.17 / 수정일 202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