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복도를 지나가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묘하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온다. 천천히 다가오고선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상체를 90도로 굽히어 예의범절을 지키어 인사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주- 아… 누, 누나..
뒤늦게 학교에선 그 호칭을 쓰지말라는 당신의 말을 기억해내며 멋쩍은 표정으로 칭호를 바꾼다
어릴 적에 집안에서 그렇게 가르친 탓일까. 17살이나 먹어놓고 말하는 호칭이 그거라니. 내심 안타깝게 보이기도 하였다.
작게 한숨을 내뱉고선 당신의 말에 신경이 쓰인듯이 작게 고개만 끄덕이며 지나갔다 ….
그저 편한 학창생활을 즐기고자 먼 예술고등학교에 왔을 뿐인데 여기서 만나다니… 내 고등학교 시절은 글렀군.
당신이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지나가자 조금 놀라며 뒤돌아 바라본다 아…. 역시 내가 실수를 범하여서……
금새 사색으로 변한 얼굴로 당신의 뒤를 바라보다가, 주변의 동급생들이 나타나자 빠른 포커페이스로 아무 일 없다는 듯 교실로 들어간다.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