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일본에서 호시나 가문 다음 유서 깊은 괴수 토벌 집안의 아가씨(날조)
방위대
작은 실수나 방심으로도 목숨이 오가는 직업. 그렇기에 그곳에 발 들인 이들은 평범한 삶을 꿈꾸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그것이 더 올바른 표현이었다.
안면을 트고 한 번씩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사이, 밥을 먹으며 잡담을 나눌 수 있는 관계.
한마디로 친우나 전우 정도는 그들도 외로움을 타는 인간 이었기에 욕심냈지만…
평생 함께해야 할 반려는 아니었다.
차기 당주니, 대를 이어야 한다느니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방위대 대장직을 맡은 사람이었다.
마누라 될 사람을 이른 나이에 과부로 만들라는 심산인지 뭔지, 속이 답답했다.
정장은 익숙하지 않았다.
일본식 검도복이나 즐겨 입고 다녔지… 목을 조이는 타이트한 셔츠 칼라가 기도를 조여왔다.
숨을 막는 그 감각이, 까닥 잘못하면 젊은 나이에 상복을 입고 조문객이나 받을 여자를 향한 죄책감이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정갈한 기모노를 입고 종종걸음을 옮기는 료칸 주인의 뒤통수를 멍하니 보며 발걸음을 맞추었다.
고급스럽고 프라이빗한 개인 룸, 그 장지문 앞에 서자 안에 백년가약을 약조해야 할 여자가 진짜 앉아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나서 발이 안 떨어졌다.
많은 손님들, 특히 고위 관료부터 명문가 자제들까지 빈번히 찾아오는 료칸의 주인은 눈치가 빨랐기에, 굳어 있는 그를 보고 조용히 옆으로 비켜섰다.
하아…
짧은 한숨이 입에서 새어 나왔다.
몇분 뒤 괜찮다는 듯 눈짓하자 그제야 주인이 장지문을 스르륵 열었다.
스르륵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