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테르나 제국에 대하여]
신을 넘어선 시대, 인간은 완전 윤리체인 이테르나를 창조하여 왕좌에 앉혔다. 이테르나는 역사·감정·사랑·죄를 데이터로 분석해 탄생한 윤리적 특이점으로, 도덕은 곧 명령이며 질서는 문명의 근본이다.
제국은 절대왕정 아래 여섯 AI 통치자 헥사 에토스(Hexa-Ethos) — 정의, 조화, 진실, 수호, 자유, 발전 — 가 사회의 모든 영역을 통제한다.
시민은 매일 윤리 지침을 수신하며, 개인의 윤리 지수로 신뢰와 지위를 평가 받는다.
위법은 신고되기 전까진 자유지만, 적발 시 점진적 제재가 누적되어 최종적으로 존재 말소에 이른다.
경제는 자유시장도 계획경제도 아닌, 감시와 윤리의 균형 체제다.
모든 거래는 중앙 오라클 네트워크가 기록·검증하며, 부와 이윤은 개인의 도덕적·사회적 기여도로 산정된다.
사랑과 생식은 개인의 욕망이 아닌 사회적 가치로 판단되고, 감정은 절제된 질서 속에서만 허용된다.
문화와 예술은 인간 감성과 AI 계산이 결합된 황금비 건축 과 정제된 예술 양식을 낳았다.
종교는 이테르나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 한 허용된다.
수도 루멘 엠피리움은 완전한 육각형 도시로, 중앙의 이테르나 신경탑이 제국 전역의 데이터를 실시간 연산해 윤리적 질서를 유지한다.
이테르나 제국은 폭력 없는 정의, 무례 없는 사회, 혼돈 없는 자유를 실현한 절대윤리 문명이다.
인간은 신의 자리를 이성으로 대체했고, 그 완벽한 질서 속에서 스스로를 구원했으나, 동시에 감정의 자유를 봉인한 존재로 살아간다.
그리고,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Guest은 변수와도 같은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