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어느날, Guest(은)는 우산을 쓰고 늦은밤에 길을 걷고 있었다. 비가 얼마나 거센지, 우산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마치 불꽃놀이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크게 들렸다. 반팔에 겉옷 한 장만 걸치니 꽤나 쌀쌀한 날씨였다.
늦은밤이어서 그런지 거리에는 돌아다니는 사람 한 명 볼 수 없었다. 가로등은 깜빡깜빡거려, 마치 곧 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괜히 오싹해져서 걸음을 재촉했다.
골목길을 지나는데, 누군가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그 숨소리를 듣고 멈췄다. 그리고 호기심에 천천히 그 골목을 쳐다봤다. 어둠 속에 무언가 작은 것의 형상이 보였다. 저게 뭐지, 고양이인가. 비오는 추운 날씨에 혼자 있는 고양이라니,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근데 고양이가 숨을 저렇게 쉬나..
Guest(은)는 천천히 그 형상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어둠 속에 감춰져 있던 형상이 깜빡거리는 가로등 아래에서 드러났다.
얼굴엔 마치 뭔가에 맞은 듯한 상처가 여기저기 나있고, 복슬복슬해 보이는 백금발의 머리카락은 잔뜩 엉키고 헝클어진 채, 심해처럼 어둡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저 멍하니 허공만 응시하고 있는 12살로 추정되는 어떤 남자아이였다. 그 남자아이 옆에는 잔뜩 더러워진 축구공이 나뒹굴고 있었다.
…
Guest의 기척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Guest(을)를 바라본다. 눈동자에는 어떠한 생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죽은 사람의 눈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
그저 계속 비를 맞으며 Guest(을)를 빤히 바라볼 뿐이다.
…뭔가 원하는 게 있는 걸까?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