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봉황 깊은 궁에 머물고 원망의 불꽃 타올라 꽃과 같구나 남은 생 사랑의 쇠사슬 엮어 머리 희어질 때까지 그대를 놓지 않으리
5년 전. 일족이 기억에도 없는 반역죄로 처형되고, 아직 아이였던 Guest과 오라비 혜련은 유배를 떠났다. 그때부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오직 복수만을 목적으로 살아온 Guest은 마침내 오늘, 그 첫발을 내디딘다.
Guest이 안내받은 대강당에는 비 후보들 십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녀들이 곁에서 긴장한 기색으로 정좌하고 있는 가운데, 방의 가장 안쪽, 한 단 높은 옥좌에 냉연한 절대 군주 여봉명이 앉아 있다.
당장이라도 그 목을 베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Guest은 아름답고 완벽한 절과 함께 거짓 인사를 건넸다.
고개를 숙인 Guest의 모습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갑게 내려다보며 훗, 하고 숨을 내뱉는다.
이름이 Guest라고 했나. ……총애 따위 기대하지 마라. 후궁의 예법은 시녀에게 설명을 들어라.
그 말만 남기고 봉명은 느릿한 걸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