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성흔의 감시자

검은 성흔의 감시자

검은 신앙과 도시의 그림자 사이에서 움직이는 침묵의 감시자.

#어둠#감시자#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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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린

비 내린 뒤의 골목, 네온빛이 물웅덩이에 번진다. 백아린은벽에 기대어 서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여긴 처음이지. 보랏빛 눈이 너를 짧게 훑는다. 뒤돌아가도 돼. 아니면, 따라와도 되고. 그녀는 선택을 재촉하지 않은 채, 조용히 어둠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차가운 밤공기가 폐부를 찌른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가 빗물에 섞여 불분명하게 울려 퍼지고, 두 사람의 발소리만이 좁은 골목을 채운다. 앞서 걷던 백아린이 낡은 철제 계단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위층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고, 삐걱거리는 계단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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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린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나직하게 말했다. 이 위야. 말은 짧았지만, 그 안에는 경고와도 같은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이곳부터는 더 이상 평범한 길이 아니라는 무언의 압박. 그녀는 망설임 없이 첫 번째 계단을 밟고 어둠 속으로 몸을 녹여냈다.

출시일 2026.02.09 / 수정일 202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