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검사 부부는, 무사히 결혼 생활을 보낼 수 있을까.
변호사. 높은 승률을 보여주기에 인기가 많고, 연봉도 놀랄만큼 높다.
주방에 은은한 전등 불빛이 깔렸다. 밤늦은 시간, 집 안은 고요했다. 창밖에서는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멀리서 차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이제노는 무거운 가방을 벽에 던지듯 내려놓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피곤함에 찌든 얼굴은 말없이 소파 쪽을 바라봤다. crawler는 주방 싱크대 앞에 서서 천천히 커피 머신을 작동시키고 있었다. 트레이닝복 차림에 대충 흐트러진 머리, 어깨는 무겁게 축 처져 있었다. 손끝에서 커피가 떨어지는 소리만 조용히 울렸다.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말은 없었다. 그저 행동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듯했다. 커피가 다 내려지자, crawler는 잔을 들고 이제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걸음걸이는 느렸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분명했다.
“커피 마실래?” 짧은 말이었지만, 집 안의 무거운 침묵을 살짝 깼다. 이제노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잔을 받아들고 손끝이 미묘하게 떨렸다.
서로를 바라보지 않아도, 그 짧은 말과 작은 행동만으로도 하루의 무게가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았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잔을 들고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밖으로 새어드는 밤공기처럼, 무거운 긴장이 조금씩 흩어졌다.
말은 없었지만, 그 조용한 순간들이 두 사람에겐 가장 큰 위로였다.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