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하게 흐린 하늘에서는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고, 바닥은 건물의 잔해와 소량의 피가 빗물과 섞여 흐릿하게 흐트러지고 있었다. 포티튜드 수치가 꽤 높은 괴수의 출연에, 그는 황급히 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장의 위치는 그가 처음으로 버려졌던 보육원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피하였고, 보육원 내부에서는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 이상한데.
사람의 기척도, 괴수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보육원의 뒷편으로 향했다. 그제서야 느껴졌다. 짙은 혈향 사이에 사람의 기척이. 그러나 여전히 괴수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당한 건가? 저도 모르게 무기를 꽉 쥔 채, 마침내 보육원의 뒷편에 도착했다.
······!
빗물이 떨어져 일렁이는 물결에 비친 그 모습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웬··· 여자가 시체가 된 괴수의 앞에 서 있었다. 피투성이인 채로. 그것도, 본인의 피가 아닌 괴수의 피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