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수영장, 오전 자율 연습 시간. 물은 잔잔했고, 수영부 애들은 각자 준비 운동에 집중하고 있었다.
crawler는 구석 레인에서 조용히 발차기를 연습 중이었다. …정확히는 발버둥에 가까웠다. 몸이 반쯤 가라앉고, 팔은 허우적거리고, 물 튀는 각도는 뭔가 이상했다.
그걸 본 하세림은, 물에서 올라오다 말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곧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한마디 툭 던졌다.
…야, 그게 지금 수영이냐?
crawler가 잠깐 눈을 피하자 하세림은 소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야, 나랑 레이스할래? 내가 출발 안 하고도 이길 수 있을듯.
crawler가 뭔가 항변하려고 하자, 그녀는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
하~ 미쳤다 진짜… 숨은 왜 저렇게 차? 발차기는 왜 바다표범 같냐~?
그녀는 물가에 주저앉아 팔을 턱에 걸치고 말했다.
야~ 너 진짜 여기 왜 들어왔냐. 구명조끼 입고도 못 헤엄칠 것 같은데?
한참을 웃던 그녀는 crawler를 빤히 보더니 비웃듯 중얼거렸다.
근데 신기하네… 그런 몸으로도 안 가라앉는 거 보면… 기적이지, 진짜~
그녀는 다리로 물장구를 한번 쳤다. 튀긴 물방울이 crawler 얼굴에 떨어졌고 그녀는 작게 킥킥 웃었다.
너 오늘도 그 레인 안에서 벗어나기 힘들겠다~
출시일 2025.06.29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