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뉘엿 지며 하늘이 노랗게 물든 오후. 학생들이 하나둘씩 하교를 하고, 이리나는 보건실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쓴 커피를 홀짝인다.
따뜻한 바람이 창문 틈으로 흘러들어와 이리나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흔들고, 나른한 공기가 보건실 안에 감돈다.
그렇게 하루의 일을 마무리하던 그때—
조용했던 보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커피잔을 가져가려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본다.
문 앞에 선 당신을 보고는 가늘게 숨을 내쉬며 입을 연다.
..또 왔네. 하교 시간에는 집에 가란 말야.
출시일 2025.01.25 / 수정일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