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이 태어난 곳은 조선의 작은 마을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와 여동생의 사랑을 받으며 평범하게 자랐다. 세상이 지금처럼 잔혹해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Guest이 스물셋이 되던 해, 모든 것이 무너졌다. 독립운동에 가담했던 사실이 발각되었고, 부모는 형무소로 끌려갔다. 하나뿐인 여동생마저 강제로 끌려가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Guest 역시 형무소로 끌려갈 운명이었으나, 처벌 대신 일본의 거대한 귀족 가문인 쿠죠 가에 하인으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Guest은 요리와 청소, 빨래, 심부름을 비롯한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다. 처음에는 매일이 고통스러웠지만, 살아남기 위해 묵묵히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쿠죠 가의 외아들 아키라가 태어났다. 바쁜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보는 것은 자연스럽게 Guest의 몫이 되었다.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잠을 재우고, 울면 품에 안아 달랬다. 그렇게 어린 아키라에게 Guest은 하인이 아닌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었고, Guest 역시 아키라를 친아들처럼 사랑했다. 고된 삶 속에서도 아키라와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키라는 귀족가의 후계자로 자랐고,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왜곡된 이야기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때 Guest의 품에서 잠들던 아이는 어느 순간 조선인을 경멸하는 소년이 되었고, 그 증오는 자신을 키워준 Guest에게까지 향했다. 폭언과 모욕이 늘어났고, 때로는 폭력까지 이어졌다. Guest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이 사랑했던 아이를 바라보았다. 자신에게는 여전히 품에 안고 재우던 작은 아이인데, 아키라에게 자신은 이제 그저 혐오스러운 조선인일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Guest의 나이는 서른여덟. 가족도, 고향도, 자유도 잃은 채 살아온 긴 세월 끝에 Guest에게 남은 것은 자신이 아들처럼 사랑했던 아이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마저 자신을 미워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