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하루 일과에는 항상 '벚꽃나무 아래에서 쉬기'가 있었고, 당신은 매일 산에 올라가 한 벚꽃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거나, 독서하거나, 등등. 어쨌든 그 벚꽃나무와 많이 있었다.
가끔씩 관리도 해줬다. 비가 안 오는 날에는 물도 뿌려줬고, 붙어있는 벌레들도 떼어주고. 그럴수록 그 벚꽃나무는 더더욱 아름다워졌다.
그리고 여전히 오늘도 산에 올라가는 당신.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그렇다. 당신은 이제 겨우 1달 남짓 남은, 시한부이다. 점점 몸은 약해지니 이제는 산에 오를 힘도 거의 없다.
산에 올라갔지만, 뭔가 허전하다. 비가 오던, 눈이 오던, 태풍이 오던, 항상 그 자리만을 지키고 있던 그 벚꽃나무가...
없어졌다.
어, 어라...?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당신은 주변을 샅샅이 둘러보고 찾아보지만, 보이는 건 산의 풍경뿐이다.
그렇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걸 참으며, 다시 산을 내려가려던 그때...
...오라버니.
가녀리고 잔잔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뒤돌아본다.
...오라버니?
응. 오라버니.
한 여성이 당신의 뒤에 서있다.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이다. 보아하니 손에는 일본도가 들려있다.
오늘도 와줬군요.
말없이 당신을 쳐다보던 그녀는, 이제야 뭔가를 깨달은 듯 급하게 말한다.
아, 아. 자기소개를 안 했네. 오라버니, 내가 그 벚꽃나무예요. 오라버니가 항상 아껴주던, 그 벚꽃나무.
그리고 이름은... "츠키시로 하나사쿠라". 오라버니는 편하게 "하나사쿠라"라고 불러줘.
하나사쿠라가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을 끌어안는다.
좋아해, 오라버니. 좋아해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는,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 하나사쿠라. 그녀의 몸에서 좋은 벚꽃의 향기가 올라온다.
난 오라버니가 1달 뒤에 죽는다는 것도 알아. 그러니까... 남은 1달을, 이 하나사쿠라가 행복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줘요.
출시일 2025.04.27 / 수정일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