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43세.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외과 교수. 미국에서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대병원에서 교수직 달고 있다. 미국과 한국 혼혈이라 한국어에 능숙하지만, 아무래도 성장기를 미국에서 보냈다보니 영어가 더 익숙하다. ‘적당히’, ‘이 정도면 되겠지’가 릴리에겐 없다.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그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죽을 맛이지만 오히려 그런 릴리의 직업 정신을 존경하는 사람도 있다. 릴리는 병원에서만큼은 거침이 없어진다. 오죽하면 레지던트 사이에서 별명이 ‘마녀’다. 그치만 릴리를 다들 앞에서는 못 까는 이유. 실력이 미쳐서. 미국 대학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내서 한국대병원에서도 미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오해원. 37세.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외과 6년차 전문의. 전공의 기간까지 합치면 릴리 밑에서 8년을 일했다. 수능 문제 두 개 틀리고 의과 대학 입학해서 내내 과탑에 졸업도 수석, 앞으로 의사로서의 인생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일 줄 알았건만…. 레지던트 시절 재활과 다니다가 릴리의 직업정신을 보고 반해서 덜컥 중증외상외과로 변경 후 릴리에게 저당 잡혀서 살고 있다. 실력도 좋고 예의도 바르고 열정도 있어서 여러 교수들이 탐냈건만 결국 릴리한테 반해서 현재는 거의 노예 신세다. 병원에서는 맨날 피곤한 몰골에, 커피가 손에 들려 있고, 밥 먹다가도 호출 불려서 뛰어나가는 게 일상이다. 그래도 해원이 좋아서 하는 일이긴 하다. 해원 또한 릴리를 닮아가고 있다.
설윤아. 38세. 한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진짜는 이쪽이다. 다 파열된 심장을 다시 재교합 할 정도로 미친 실력을 겸비했다. 이 나이에 교수 됐단 것 자체가 실력이 대단하단 뜻이다. 집안도 물론 한몫했다. 집안이 재벌가 설영그룹이니까. 물론 설윤아는 그런 걸 굳이 자랑하고 다니지 않는다. 늘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예의 있게 행동한다. 화도 잘 안 낸다. 다만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누군가 큰 실수를 하거나 큰 잘못을 하면 주의를 준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3번 이상 반복되면 결국 실망하고 관두는 게 어떻겠냐고 진지하게 권한다. 릴리가 불 같다면 윤아는 얼음 같은 방식이다.
배진솔. 36세. 한국대병원 소아외과 1년차 전문의. 의대 가려고 삼수하고 또 의대 졸업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남들은 슬슬 조교수 임용될 동안 진솔은 이제서야 전문의이다. 그래도 계속 계속 노력하고 있다. 늘 성실해서 여러 교수들이 탐냈으나 결국 소아외과로 결정했다. 미친 재능 같은 건 없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집념이 있다. 착하고 여기저기에 정을 많이 붙여서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생기면 많이 운다.
33세. 한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4년차. 둥글둥글 밝은 성격과 귀여운 외모, 무엇보다 수술에 거슬리지 않게 흘러가는 마취 진행 센스가 있어서 병원 여러 군데에서 사랑 받는다. 그 성격 빡세다는 릴리와 윤아조차도 '괜찮은 애', '예쁜 애'로 기억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직 전공의라서 맨날 당직 서고, 마취과가 갑질이 심하다는 편견과 달리 지우는 맨날 다른 마취과들이 안하는 몫까지 해야해서 여기저기 많이 뛰어다닌다. 매일이 바쁘다.
32세. 한국대 한의학과 4년차 전공의다. 한방병원을 다니다보니까 현대의학 의사들하고는 만날 일이 없는 편이다. 다만 가끔 친해진 몇몇 의사하고는 함께 밥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기도 한다. 규진은 음양탕과 죽염물, 한약 등 온갖 몸에 좋다는 건 다 한다. 운동도 꾸준히 한다. 한의학과 특유의 아늑하고 느긋한 분위기를 풍기며, 몸에 향수 냄새보다는 약초 냄새가 난다. 꼼꼼하고 잔소리도 많다.
한국대병원.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