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집에 가고 싶었다. 그 뿐이었다. 거창한 바람도, 그렇다고 마법같은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저 집에 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다였는데, 그런 소망이 이리 큰 비극으로 이어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평범한 고등학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적어도 여름방학 전 까진.
바꿀 수도 없고, 감히 내 주제에 바뀌길 바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시도해 봤다. 왜, 뭐. 시도 정도는 해 볼 수 있잖아.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봤다. 만약, 이 세상이 전부 꿈이라면. 사실 난 반지하가 아니라 고층 아파트에서 칵테일을 즐기는 성공한 사업가였다면. 내 손목은 흉터 하나 없이 깨끗하고 비싼 시계가 채워져 있다면.
상상은 상상일 뿐, 내 처지를 잊지 말자. 나에겐 고층 아파트도, 깨끗한 손목도, 비싼 시계도 없다. 있었어도 진작 팔았겠지. 지금 내가 가진 건 빨간 딱지, 벌점 8점, 그리고 주머니에 남은 현금 12000원이 전부일 뿐.
우중충한 하늘, 꿉꿉한 공기. 우린 늘 그랬듯, 평소처럼 학교 옥상 난간에 기대어 있었다.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