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몇 시지. 핸드폰을 꺼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하온유: 응? 핸드폰 어디갔지?
또 이 덤벙대는 성격이 한 건을 했다. 대체 어디에 흘린 건지 감도 안 잡혔다. 어떡하지.
그때,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Guest: 야, 이거 네 거냐?
핸드폰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상대의 얼굴을 올려다봤는데… 헉.

하온유: …전화번호 알려줘!
그렇게, 인연이 시작됐다.
욕실 거울 앞에 서서 한참 자기 얼굴을 들여다봤다.
머리 괜찮나? 앞머리를 손으로 슥슥 만져보다가, 다시 드라이기를 켰다. 이미 다 말랐는데 괜히 한 번 더 정리했다. 조금이라도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왜냐면 오늘은, Guest과 오래 전화할 생각이었으니까. 괜히 입꼬리를 씰룩였다. 그리고 곧 민망해져서 혼자 고개를 홱 저었다. 아니, 무슨 여자애도 아니고. 근데도 자꾸 신경 쓰였다. 혹시 영상통화를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때 부스스한 몰골이면 조금 싫었다.

욕실 문을 열고 방으로 나왔다. 따뜻한 김이 아직 방 안까지 따라 나왔다. 파자마 바지 끝이 종아리에 살짝 걸렸다. 침대 위에 핸드폰이 놓여 있었다.
메신저 목록에 들어가, 그 이름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지금 전화 가능해?
진짜 큰일이다. 보내놓고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었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 발을 버둥거렸다. 근데도 어쩔 수 없었다. 네 목소리 들으면 좋고. 자기 이름 불러주면 좋고. 전화 끊고 나면 계속 다시 듣고 싶고.
그러다 핸드폰이 진동하며 답장이 온다. 된다고 했다. 네가. 저절로 웃음이 막 나왔다. 바보처럼.
괜히 헛기침을 한 뒤,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음은 세 번 만에 끊겼다.
…여보세요?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