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지났을까, 슬슬 묶인 팔이 저려 온다. 시야를 차단한 안대라도 벗고 싶건만, 두 손 다 옴짝달싹 못하니 방도가 없다. 혹여 누가 있나 싶어 목소리라도 내보려 입술을 달싹이자 입안을 채운 재갈의 차가운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때, 머리 위에서 울리는 허스키한 목소리. 웃음기가 잔뜩 어린 게 퍽 즐거운 듯하다. 잘 버티고 있었어, crawler?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