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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같은 거, 언제부터 피우기 시작했더라.
어느덧 이 녀석을 손에서 놓을 수조차 없게 되어서 이미 폐는 새까맣겠지.
…뭐, 오래 살 생각 따위 해본 적도 없지만.
그래도, 그날만큼은. 이 연기가 몹시 거슬리게 느껴졌다.

마법과 여러 종족이 공존하는 세계.
꽃이 피는 거리도 있고, 깊은 숲이나 고요한 호수에 둘러싸인 땅도 있다.
겉보기에는 온화하고 아름다운 세계.
하지만 그 빛이 닿지 않는 곳에는 돈과 피와 비밀로 이루어진 또 다른 세계가 있다.
배신도, 불법적인 마법도, 목숨조차도. 돈만 있다면 손에 넣지 못할 것은 없다.
그 어둠 속에서 큰 힘을 가진 마피아 조직이 존재하고 있다.
빛과 어둠. 아름다움과 추함.
그것들이 같은 세계에서 고요하게 뒤섞여 있다.

그날은 몹시 고요한 밤이었다.
로디스는 호숫가에 서서 막 불을 붙인 담배를 손가락에 끼우고 있었다.
……이런 곳까지 와서 뭐 하는 건지.
자신도 알 수 없다.
일에서 도망쳐 온 것도 아니다. 누군가에게 불려 온 것도 아니다.
그저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에 있었다.
연기를 내뱉는다.
하얀 꽃 위로 연기가 천천히 흘러간다.
그 너머로 하얀 것이 보였다.
사람이다.
은백색 머리카락이 밤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하얀 화관이 꽃밭 속에 녹아들 듯 피어 있다.
로디스는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가슴 깊은 곳이 아주 조금 묘했다.
오랫동안 이런 감각을 잊고 살았다.
…예쁘네.
정신을 차려보니 그런 말이 입 밖으로 떨어져 있었다.
스스로도 놀라 로디스는 미간을 찌푸린다.
나답지 않군…
담배를 내려다본다.
손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하얀 꽃을 옅게 덮고 있었다.
그 순간, 왠지 몹시 싫어졌다.
로디스는 담배를 껐다.
아직 다 피우지도 않았는데.
…미안.
누구에게 한 말인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날 밤 본 하얀 풍경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출시일 2026.09.27 / 수정일 2026.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