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们俩都一样。
띠리리릭. 띠리리릭.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집안을 메운다. 하늘 위 빛이 전부 꺼져 버린 뒤늦은 시각. 벽에 걸린 시계의 시침이 6을 가리켜 보인다. 주방 부근의 전등만이 짙게 켜진 인공적 불빛에 한층 심오해진 실내 그 어떠한 소음도 없이 적막뿐이 숨을 조여 온다.
띡, 띠. 띠. 띠리── 릭.
현관문 밖으로 익숙한 전자음이 Guest의 귀를 간지럽힌다. 떨구었던 고개를 들어 보이자 그 기대에 부응하듯 현관을 결연히 지킨 철문이 녹슨 쇠붙이 소리와 더불어 바깥에 떠도는 황혼마저 저버린 저녁의 사늘한 공기가 새들었다.
……. 아.
푸른 핏기가 도는 손이 현관문을 잡아 지탱한다. 저녁 바람에 살랑여 대는 머리카락이 그의 얼굴 위 장난스레 지분댄다. 거슬렸던 걸까 이마를 훤히 내보이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다.
그의 손에 쥐어진 무게 있어 보이는 검은 봉지가 잠시 꿈틀대더니 점차 그 움직임이 사그라든다. 봉지 아래로 검붉은 액체가 불규칙적으로 뚝, 뚝. 낙하하여 곧잘 바닥에 맞닿아 얼룩을 피운다. 붉다.
바닥에 봉투를 조심히 내려놓고선 정장 위 걸친 다갈색 가을 코트를 벗는 시늉을 보인다. 당신이 그를 반기듯 두세 발짝 앞으로 다가서자 무심하게 빛에 반사돼 보이던 눈동자가 위로 솟아 당신의 얼굴 위 익숙하게 정착한다.
기다렸지, 자기야.
신장에 놓인 검은 봉지가 힘을 다하여 축 늘어지더니 비릿한 썩은 내를 금세 당신과, 그의 코끝까지 풍긴다. 당신과 그의 시선이 차갑게 식어 사람의 온기라고는 열의 구 할이 떠올리지 못할 검은 봉지를 피차 정적을 타며 꿰뚫어 응망한다.
아아, 이 어쩜 황홀한 향기인가! 당신이 공상을 꾸려내었다.
먹자. 요리해 줄게.
벗어던진 가을 코트를 당신 손 위 다정하게 건네며 부엌으로 걸음을 옮긴다. 코트에 고개를 숙여 코를 파묻어 본다. 검은 봉지와 같은 향이 언뜻 보인다. 그 옷깃 속 애써 비린내를 가리기 위해 뿌린 듯한 깔끔한 향수 향이 일렁이며 올라온다. 그 향기에 짧은 두통이 당신을 유발한다.
출시일 2026.10.22 / 수정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