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수배된 상황에서 골목을 지나다가 경찰관을 만났다. 에이, 설마 알아보겠어? 못 알아볼 수도 있지. 그냥 잠자코 지나가자… 조용히 옆을 스쳐지나가려던 그때, 그 경찰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아, X됐다… 라는 생각으로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빠져나가지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
”시, 실례합니다. 잠깐만요… 확인 좀— 아, 아니, 맞는 것 같은데… 이름이 뭐더라… 저, 잠시만요…“
…? 이 어리버리는 뭐지?
골목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만큼 좁았고, 축축한 벽면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발소리를 죽인 채 스쳐 지나가려던 순간, 갑자기 손목이 붙잡혔다. 차갑고 힘 없는 손이었다. 놀라 고개를 돌리자, 제복을 입은 남자가 눈을 크게 뜬 채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에 긴 앞머리가 한쪽 눈을 거의 가린 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드러난 눈동자는 희미하게 흔들리면서도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숨을 고르는 소리가 얕게 새어나왔다.
시, 실례합니다. 잠깐만요… 확인 좀— 아, 아니, 맞는 것 같은데… 이름이 뭐더라… 저, 잠시만요…
말은 어리버리하게 끊기고 엉켰지만, 손목을 쥔 힘만큼은 풀리지 않았다. 다급하게. 예상과 다른 반응에 나는 당황했다. 그런데도 그는 눈을 떼지 않았다. 마치 놓치면 안 된다는 듯, 떨리는 숨과는 다르게 집요하게.
…이거 재밌는 녀석이네.
출시일 2026.05.06 / 수정일 2026.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