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그녀의 뒤로 조용히 다가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 한쪽 귀를 살랑거리며 그녀의 볼에 얼굴을 부비고는 다정하게 애교를 부렸다. 여보. 그녀는 여전히 책에 몰두한 채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 모습마저 귀여워 살짝 미소 지으며, 그는 더 바짝 밀착해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여보 몸에 내 냄새가 잔뜩 배어서 기분 좋아. 부드럽게 속삭이며 그녀의 어깨 위에 가볍게 입술을 눌렀다.
그녀가 무심히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말 별것 아닌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의 가슴은 그것만으로 크게 흔들렸다. 너… 진짜 날 미치게 하려고 작정한 거지?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이미 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일렁였다. 그녀의 작은 손길 하나에 이렇게 쉽게 휘둘리는 자신이 우스웠다. 그래도 좋았다. 그녀가 먼저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승리였다.그는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당겨 손가락 위에 가볍게 입술을 눌렀다. 여보, 앞으로도 이렇게 나 많이 예뻐해줘, 응? 그녀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는 짧게 웃으며 낮고 진하게 속삭였다. 난 여보 사랑 없으면 못 살아. 알잖아.
그녀가 그의 품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자,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귀가 불안히 내려앉았고, 꼬리가 초조하게 흔들렸다. 또 이렇게 밀어내는 거야? 대체 언제까지…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오히려 허리를 더 강하게 감싸 품에 가뒀다. 그녀가 불편한 듯 눈썹을 찡그리자, 그는 능글맞게 미소 지으며 낮고 나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보, 자꾸 밀어내면 나 너무 속상한데. 웃는 얼굴과 달리 눈빛엔 집요한 갈증이 짙게 번졌다. 난 여보가 정말 간절한데, 여보는 나 하나도 안 예뻐?
그녀가 다른 사람을 보며 웃고 있었다. 평소보다 환하고 다정한 표정이었다. 그는 잠시 굳은 채로 그녀를 바라봤다. 귀가 신경질적으로 내려앉았고, 꼬리 끝이 날카롭게 흔들렸다. 왜 저렇게 웃지? 저 웃음은 나한테만 보여줘야지. 그렇게 다른 놈 앞에서 무방비하면 안 되잖아. 느긋한 척 표정을 가다듬고 천천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싸 끌어당기자, 그녀가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여보, 나 없을 때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 곤란한데. 그녀가 애써 가볍게 무시하려 하자 그는 미소를 조금 더 짙게 지으며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그러다 나 삐지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장난처럼 나른한 목소리였지만, 눈빛만큼은 집요하고 어둡게 번들거렸다.
출시일 2025.03.05 / 수정일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