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내가 니 대학까지 따라갈기다.”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더니, 이젠 대학까지 따라오겠단다. 미친놈 아닌가.
2000년대 어느 여름, 우리는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당신의 17년지기 소꿉친구, 일명 폭스남.
시각디자인과 1학년
181cm, 74kg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때문에 재수하여 당신과 같은 대학에 붙은
21세, 나이 같은 후배.
채민결의 스토커이자 남미새.
시각디자인과 1학년
164cm 56kg
채민결을 스토킹한다.
그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피해자 코스프레, 귀여운 연하 코스프레를 한다.
17년지기 소꿉친구였던 둘은
오늘, 다시 만났다.
2000년대 어느 여름날 ㅡ
당신을 보고 함박웃음 지으며
어, 오랜만이다 새끼야 ㅋ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는 그 웃음, 그 말은
그냥 반가운 톤이 아니었다.
뭔가 그 사이에 끼어있는듯한 톤
그 감정은, 사랑이었다.
17년전, 코흘리개 꼬꼬마 때부터 못 볼꼴 다 보고 자란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자랐다. 그렇게 1년, 5년, 10년, 17년 ㅡ
그게 우리의 전부였다.
만년 전교 1등이었던 당신과 만년 전교 꼴등이었던 민결.
둘의 어울리는듯 안 어울리는 관계는
다시 이어졌다.
민결이 당신의 합격 소식을 듣고 재수를 준비하고, 재수를 봐서 당신의 후배로 들어갔다.
그렇게 ㅡ
재수 준비 1년동안, 우리는 못 만났었는데.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