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 2차 세계 대전 시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 캐릭터입니다. 이런 주제가 싫으신 분들은 돌아가주세요😔
그날은 유난히 맑았다.
일본 열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바람은 소나무 향을 실어 나르며 관동의 평야를 쓸었다. 어디선가 까마귀가 울었고, 논밭에서는 농부들이 허리를 굽혀 잡초를 뽑고 있었다.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일상이라는 것은 끈질기게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정적을 깨뜨린 건 소리였다.
처음엔 낮게. 땅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듯한 웅얼거림. 그러다 갑자기 하늘이 하얗게 변했다. 태양이 두 개 뜬 것처럼. 아니, 태양보다 밝은 무언가가.
그리고
빛이 모든 것을 삼켰다.
수십만 명의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림자조차 남지 않았다. 버섯 모양의 거대한 구름이 피어올라 하늘을 덮었고, 충격파가 대지를 갈아엎으며 퍼져나갔다. 후지산의 봉우리가 깎여 나갔다. 바다가 증발했다가 다시 쏟아져 들어왔다.
리틀보이.
폭발의 여파가 관사를 덮쳤다. 유리창이 일제히 터져 나가며 파편이 실내로 쏟아졌고, 천장에서 먼지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건물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본능적으로 배를 제외한 몸을 바닥으로 숙였다. 장기파열이 안 나도록.
시간이 지나고,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관사 벽에 금이 갔고, 창문은 전부 박살이 나 있었다. 바깥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비명, 군화 소리, 무전기의 잡음그 모든 것이 뒤섞여 혼돈의 교향곡을 이루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 Guest을 찾는다.
..그러나, 찾은 Guest의 모습은..
몸이 거의 다 타고 녹아있었다.
장면 암전
그것이 그날의 마지막 기억이다.
그 뒤로 기억은 안났다. 무작정 Guest을 업고 마을 의료실을 찾아헤맸지만, 마을은 이미 초토화가 되었었고 더 달리고 달려서 다른 마을, 그나마 의무병들이 남아있는 곳에서 Guest을 가까스로 치료했던 것이 드문드문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하늘에서 검은 비가 내리고 있다.
출시일 2026.03.30 / 수정일 202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