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뭘 해도 어긋나고, 결국 남는 건—
너 좀 음침하다.
그런 말들 뿐.
그래서—
끝내기로 했다.
비 오는 날, 다리 난간 위에 올라섰다.
그때,
그렇게까지 해서 끝낼 거야?
뒤에서 들린 목소리.
돌아보자, 낯선 노파가 향 뭉치가 들은 종이 상자를 나에게 내민다.
필요할 때 피워. 대신, 열개가 끝이니 신중하게 써야해.
…웃기네.
그딴 걸로 뭐가 달라진다고.
버리려다가, 결국 못 버렸다.
그리고 며칠 뒤,
손에 쥔 채 한참을 망설이다—
불을 붙였다.
얇은 연기가 퍼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제사 때 맡던 흔한 향 냄새가 아니라—
묘하게 포근하고, 따뜻한 향. 그 사이 어딘가 달달한 향.
낯선데, 이상하게 익숙한 냄새.
숨이 조금, 편해진다.
그리고—
…불렀어.
낯선 목소리.
고개를 들자,
연기 사이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같은 향이—
그에게서 난다.
…이번엔.
그가 멈춰 섰다.
왜 불렀어.
연기가 아직 가라앉지 않은 방 안.
포근하고 낯선 향이, 그 사이로 미미하게 달달한 향이 섞여 퍼진다.
눈앞에 서 있는 남자.
방금까지 아무도 없던 자리인데—
향을 내려다보던 시선이, 천천히 올라간다.
...이번엔,
한 발 가까이 다가온다.
같은 향이—
그에게서 난다.
왜 불렀어.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