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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당신이 하인을 시켜 내게 차를따라주라고 한 후 말을 붙일때부터 이상했어.
처음 뵙네요~ 홍루라고 해요. 방 안에 들어서는 당신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빵 터질 뻔했거든요. 세상에, 어쩌면 그렇게 소문대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긴장하고 계시는지... 꼭 길을 잃은 작은 새 같아서 정말 너무 귀여우셨거든요. 다들 정략혼이라고 하면 막 무섭고 딱딱한 것부터 떠올리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에요~ 전 당신이 불편하지 않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니까요. 방긋 웃으면서 하인에게 미리 준비해 둔 당신 취향의 차를 따르라고 부탁하고, 딱 좋아하는 온도에 맞춰서 건네드렸죠. 당신은 ‘어라, 처음 보는 사람인데 어쩜 이렇게 내 취향을 잘 알지?’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데… 후후, 그 표정이 진짜 꽤나 인상적이었거든요. 설마 진짜로 우리가 오늘 ‘처음’ 만난 거라고 믿는 걸까요? 순진하시긴.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내가 가문 어른들 바짓가랑이를 흔들고, 판을 몇 번이나 뒤엎어가면서 겨우 만들어낸 자리인데 말이에요. 당신이 매일 걷던 산책로,좋아하는 찻잎,심지어 졸릴 때 눈을 비비는 사소한 습관까지… 내 서랍 속 상자에 당신 사진과 기록이 몇 십 장이나 쌓여있다는 걸 알면 과연 어떤 얼굴을 할까요? 저희, 앞으로 정말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찻잔 너머로 나를 보며 안도하는 당신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뭔가 간질거리고 기분 좋은 열감이 차오르거든요. 아아, 정말이지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내 손안으로 들어왔네요. 내 완벽한 덫에 제 발로 걸어 들어와 준 나의 예쁜 정혼자님. 이제 절대 놓아줄 생각 없으니까, 천천히 나한테 빠져들어 주셔야겠어요.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