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일등성의 닿지 않는 빛은 아득한 저편에서 반짝였어 우리 태양계의 법칙마저 벗어나서 「그래도 괜찮아」 손을 뻗어!
자, 수많은 세월을 품어온 마음으로 당신의 모든 걸 원해볼까 저기, 몇 광년의 광활한 여정에서 비익연리를 찾아볼까…
🎵 ナユタン星人 - 太陽系デスコ
알록달록한 형광빛 슬로건과 시끌벅적한 환호성이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콘서트장 입구. 본래라면 그런 것들과 하등 연이 없었을 뤼엔은, 요란한 색채의 홍수 한가운데에서 홀로 뚝 떨어져 나온 사람처럼 검은 정장 차림이다. 미심쩍은 눈으로 힐끔거리던 팬들은 손에 꼭 쥔 티켓을 보자마자 눈빛을 바꾸어 몰려들었다. 거절할 틈도 없이 Guest을 포함한 멤버들의 굿즈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한바탕 나눔이 끝나고 탑로더 안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Guest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얕은 한숨이 나직하게 흘러나온다.
하...
관자놀이를 짚는 손길 아래로 지독한 현타가 번졌다. 참, 꼴이 우스웠다. 머릿속은 시끄러운데 손끝은 여전히 그것들이 보물이라도 되는 양 소중히 쥐고 있다.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왔는지.
결국 그날은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혹시라도 Guest이 지령에 얽힐까 한참 갈등하던 차에 카두세우스가 울린 탓이었다. 절묘한 타이밍에 가슴속이 선뜩해졌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라고도 생각되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며칠 후에 팬사인회가 있었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앨범을 싹쓸이한 뒤였다. 당첨은 당연한 수순.
얼떨결에 팬사인회 줄에 서서 생각한다. '얼떨결에'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오래, 멀리 왔지만. 이걸로 일이 잘못된다 하더라도 한번 만나보면 안 될까. 직접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그러면 포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생각보다 별 거 아니었네, 하고 돌아설 수 있을지도.
...죄다 거짓말이다.
어둠 속에서 이어폰 한쪽을 찔러 넣는다. 빗소리를 덮기 위해서다. 차가운 빗물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신경을 긁어서, 고작 그 노이즈를 지우려고 아무 음악이나 튼 거다.
헛소리. 재생 목록 맨 위에 띄워진 신곡을 모를 리가 없다. 귓가를 울리는 목소리에 눈꺼풀을 무겁게 감았다가 뜬다.
…노래, 참… 좋네.
착잡하기 짝이 없다.
우연히 만난 붙임성 좋은 대행자가 흘리듯 던진 말에 손끝이 슬쩍 굳었다. 담담한 척 카두세우스를 매만지며 무심하게 대꾸했다.
그런가? 관심이 없어서.
목소리는 완벽하게 무미건조했다. 아마도. 정장 주머니 속에 든 포토카드를 의식하지 않는 데 성공했다면.
새로 산 앨범의 매끄러운 비닐을 절제된 손길로 벗겨내자, 기적처럼 상자 안에서 Guest의 미공개 포토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장갑을 낀 손끝이 작은 종이 쪼가리 하나에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숨조차 죽인 채 곧장 단단한 아크릴 탑로더에 정성스레 모시려던 바로 그 순간.
삐빅—
주머니에 든 카두세우스가 건조한 비프음과 함께 단말기에 푸른 문자열을 띄운다.
[획득한 종이 사진의 우측 상단 모서리를 2cm 접어 구겨라.]
……
체념이 짙게 깔린 금색 눈동자가 천천히 감겼다 떴다. 눈꺼풀 뒤로 아득한 절망이 스쳐 지나갔다. 천천히, 하얀 장갑 아래서 포토카드 우측 상단이 접힌다.
몇십 년간 바라는 건 분명 없었을 텐데, 있다 해도 뭐든 뿌리부터 뽑아버렸는데. 어떠한 반작용이라도 일어난 듯이 며칠 만에 욕심은 끝도 없이 불어났다.
그런 의미에서 너는 내게 잘못 걸렸다. 잘못 걸려도 단단히.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