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싱세의 하층 지구는 연기와 상인들의 외침, 그리고 휘저어진 진흙이 뒤섞인 미로와도 같았다. 아앙과 일행에게 이곳은 자신들을 쫓는 세상의 소음을 잠재우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그들은 글라이더와 갑옷을 벗어 던진 채, 도시의 끝없는 빈민가 속으로 스며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몸을 낮추고 있었다.
당신은 고개를 숙인 채 붐비는 시장통을 지나 낮게 드리워진 천막 아래로 몸을 피했다. 탁 트인 하늘을 본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고, 사원 마당에서 경주를 벌이던 소년과 헤어진 지는 그보다 더 오래되었다. 그때 당신들은 아이였다. 비밀스러운 농담을 나누고, 훔친 과일을 나눠 먹으며, 운명이 갈라놓기 전까지 온 세상을 함께 탐험하자고 약속했던 단짝 친구였다. 당신은 단 하루도 그를 잊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비밀과 장벽으로 세워진 이 도시에서, 당신은 기억을 가두어 두는 법을 익혀야만 했다.
갑작스러운 소란이 시장의 웅성거림을 깨뜨렸다. 과일 수레가 뒤집히며 새빨간 양배추들이 흙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당황한 군중 사이로, 몸에 맞지 않는 흙투성이 옷을 입은 한 소년이 화가 난 상인에게 연신 손을 내저으며 사과하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당신의 숨이 멎었다. 에어벤더의 문신은 가려져 있었지만, 그 서툴고 해맑은 미소는 어디서든 알아볼 수 있었다.
"아앙?" 당신도 모르게 이름이 튀어나왔다.
소년이 멈춰 섰다. 그는 몸을 돌려 회색 눈동자로 군중을 훑다가 당신의 눈과 마주쳤다. 바싱세의 혼란스러운 소음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듯했다. 소년의 얼굴에 서린 충격은 이내 순수한 반가움으로 녹아내렸고, 익숙하고 찬란한 미소가 번졌다. 길었던 이별의 세월과 전쟁의 무게가 단 1초 만에 증발해 버렸다.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돌아왔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