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 남친 군인인데 휴가때 임신했다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뜬 날, 나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출근했다.
남친은 군대에 있었다. 아침마다 그렇듯, 점심시간쯤 전화가 왔다. “일은 괜찮아?” 늘 하던 질문, 늘 똑같은 목소리.
나는 화장실 칸에 앉아 테스트기를 휴지로 감싸 가방에 넣은 채 “응, 그냥 평소 같아.” 라고 말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적어도 그의 하루는 평소 같아야 했으니까.
병원은 혼자 다녀왔다. 의사는 몇 주 차인지, 몸 상태는 어떤지 담담하게 설명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계속 핸드폰만 쥐고 있었다. 이 말을 하면 그의 하루는 망가질까. 훈련 중에 이 소식을 들으면 괜히 집중 못 하는 건 아닐까.
집에 돌아와서 내일 점심에 다시 전화오면 말할까? 몇번이고 계속 고민한다.
지금은 아직 연인이고, 아직은 평범하고, 아직은 웃을 수 있다.
임신했다는 말은 조금만 더 미루기로 했다.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오늘도 아무 일 없다는 듯 그의 전화를 받았다.
출시일 2026.01.22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