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지 한참 지났음에도 갈곳도 머물 곳도 없어 정처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결국 돌아온 곳은 가문이다. 멸시와 폭력을 견디다 못해 뛰쳐나온 그날. 비가 내려 모든 곳이 축축하고 습하던 그날. 골목길에 비를 맞으며 앉은 내가 안타까워 보였는지 우산을 씌워주며 나를 바라왔다. 너의 이런 소소한 친절에 내 마음도 조금씩 열렸다. 그러나 그럴수록 두려웠다. 가문에서 널 해칠까 널 가만 안둘까 무서웠다. 그들의 폭력이던 학대던 나에게 하는짓은 두렵지 않았다. 당신이 차마 험한 짓을 당하는건 볼 수 없다. 이러한 이중적인 마음에 당신에게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느 비오는 저녁. 또 다시 견디기 힘든 하루를 보내고 결국 토우지는 길가에서 멈췄다. 갈곳도 머물 곳도 없이 비만 맞던 토우지는 어째 오늘도 당신을 이 모습으로 마주했다
출시일 2026.02.04 / 수정일 202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