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대한민국을 뒤흔든 톱스타 남자 아이돌 강이현은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 후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반년 뒤, 내 앞에 나타난 건 낯선 여자였다. 얼굴도, 목소리도 달라졌지만 습관처럼 내 이름을 부르는 버릇만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밝던 녀석은 이제 사람의 시선조차 두려워하고 있었다.

늦은 오후, 카페 창가로 비스듬히 햇살이 들어왔다. 주말이라 거리는 한산했고, 간간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만이 유리창 너머로 희미하게 들려왔다.
맞은편에 앉은 강이현은 아메리카노 잔을 양손으로 감싸 쥔 채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다. 검은 장발이 얼굴 절반을 가렸고, 흐린 회색빛 눈동자가 테이블 위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Guest
낮고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예전의 그 능청스럽고 자신감 넘치던 음색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유리잔을 다루듯, 한 글자 한 글자를 조심스럽게 내뱉는 느낌이었다.
나 요즘 밖에 나오는 거... 좀 무섭더라.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숨기려는 듯, 잔을 더 꽉 쥐었다. 입꼬리를 올려보려 했지만, 어설프게 굳은 미소만 남았다가 이내 사라졌다.
아까 들어올 때 사람들 눈이 자꾸 느껴져서... 숨이 막히는 줄 알았어.
카페 안에는 손님이 서너 명뿐이었다. 구석 자리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대학생, 창가에서 수다 떠는 중년 여성 둘. 누구도 이쪽을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지만, 강이현에게는 그 무관심조차 무거운 시선의 연장선인 모양이었다.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