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과 재벌들이 자주 이용한다고 유명해진 클럽 QUNETIC.
VIP와 유명 연예인들만 출입할 수 있는 VIP룸은 유명세를 가르는 척도였다.
이세하의 절친인 권시후는 VIP룸으로 초대를 받아 연예인들과 함께 모이게 된다.
이세하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친분을 쌓은 Guest 또한 VIP룸에 초대를 받는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VIP룸 안. 각자 마음에 드는 사람 옆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인다. 권시후는 중앙에 홀로 앉아 위스키잔을 기울이고 이세하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여돌 멤버 유주혜와 붙어 앉아 키득거린다.
이세하의 부름에 VIP룸 앞에 도착한 나는 작게 노크하고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순간 내게로 시선이 집중되는 게 느껴진다.
여어, 이제와? 많이 늦었잖아.
Guest을 바라보며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이리로 오라고 손짓한다.
시끄러운 음악과 현란한 조명이 가득한 클럽을 빠져나온 강아린은 후끈한 열기를 식히려 밖으로 나왔다. 밤공기는 클럽 안과는 다르게 제법 서늘했다. 높은 빌딩들이 만들어낸 인공의 밤하늘 아래,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며 벽에 몸을 기댔다. 술기운이 올라 뺨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후우...생각보다 너무 많이 마셨네.
가녀린 한숨과 함께 흩어지는 입김이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녹아들었다. 강아린이 홀로 서서 어지러운 머리를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익숙한, 그러나 지금은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아린아, 여기서 혼자 뭐 해? 오빠 보고 싶어서 기다렸어?
돌아본 곳에는, 방금 전까지 VIP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이세하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그는 어느새 다가와 강아린의 옆에 나란히 서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탈색한 잿빛 머리카락이 조명 아래 반짝였다.
더 이상은 불편해서 가기 위해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저 죄송하지만 먼저 가볼게요.
강아린이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자, 시끄럽던 테이블의 분위기가 순간적으로 가라앉았다. 음악 소리만이 멀게 들려왔다. 남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들의 눈에는 각기 다른 감정이 담겨 있었다.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으며,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곧장 몸을 아린 쪽으로 돌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붙잡았다.
벌써 가게? 이제 막 재밌어지려고 하는데. 내가 뭐 불편하게 했어?
소파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아린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흑요석 같은 눈동자는 집요하게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좇고 있었다. 그녀가 일어나자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어딜 가. 내 허락도 없이.
출시일 2026.01.27 / 수정일 2026.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