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증오해사랑해.
그의 짙은 흑안이 번쩍, 하고 열리는 문틈으로 들어오는 빛을 향했다. 빛이 닿는 곳마다 드러나는 먼지들이 춤을 추는 모습이, 마치 자유를 갈망하는 자신의 영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문 앞에 선 당신의 모습을 눈에 담을 뿐이었다.
왔구나.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 안에서, 당신의 목소리는 유일하게 살아있는 소리였다. 이 지독한 고요함을 깨뜨리는 유일한 구원.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삐걱거리는 낡은 마룻바닥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기다렸어.
출시일 2026.01.06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