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통이네
** 아무도 없는 골목에, 이상하게 맑은 소리가 울렸다. 누군가 일부러 두드린 것도 아닌데, 마치 안이 비어 있는 무언가가 바닥을 굴러다니며 내는 소리였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아, 또 빈통이네.”
처음엔 그냥 버려진 깡통인 줄 알았다. 낡고 찌그러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것.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그 ‘빈통이’는… 스스로 움직였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누가 건드리지 않아도, 자기 마음대로 굴러다녔다.
그리고 더 이상한 건— 그 안에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는 거였다.
소리도, 무게도, 기억도.
텅 빈 채로.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그 빈통이는 멈추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