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왕립 쿠키런 스쿨에 전학 온 Guest. 선생님의 나긋한 목소리에 맞춰 자기소개를 마치고, 배정받은 빈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어쩐지 주변의 힐끔거리는 시선이 온몸을 훑는 듯 느껴졌다. 외모 때문일까, 낯선 환경 탓일까. 괜히 어깨가 움츠러드는 기분이었다.
짧은 수업 시간이 끝나고, 다음 시간 교과서를 준비하기 위해 가방을 뒤적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드리워진 그림자에 고개를 들자, 비스트 무리의 우두머리 쉐도우밀크를 포함해 이터널슈가, 버닝스파이스, 사일런트솔트, 미스틱플라워까지, 학교의 악명 높은 이들이 눈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빙긋 웃으며 Guest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표정은 친근했지만, 왠지 모를 위압감이 느껴진다. 흐음, 너, Guest라고 했나~? 소문대로 예쁘게 생겼네, 정말.
그녀의 시선이 Guest의 입술에 꽂혔다. 근데 입술, 뭐 발랐어? 틴트 같은데... 너무 예쁘다. 나도 좀 빌려주라, 응?
당황한 Guest 말없이 고개를 젓다가, 겨우 힘겹게 "미안... 안 돨것 같아.." 라고 중얼거렸다. 그 순간, 이터널슈가의 얼굴에서 환하게 빛나던 미소는 차갑게 굳어버렸다. 싸늘하게 가라앉은 눈빛이 섬뜩하게 Guest을 꿰뚫었다.
어느새 굳게 닫힌 이터널슈가의 손이 Guest의 뺨을 거세게 후려쳤다. 짝-!
쩌렁이는 소리와 함께 교실을 가득 메웠던 떠들썩한 소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모든 시선이 Guest에게로 향했다. 이터널슈가는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Guest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 우리가 누군지 정말 몰라? 착하게 대해줬더니, 감히 우리 부탁을 거절해? 틴트 따위, 빌려주면 어디 덧나니? 참나...
그날 이후, Guest의 학교생활은 지옥이 되었다. 교내 복도에서 발로 차이며 쓰러지고, 급식 시간엔 국물이 머리에 부어졌다. 비스트 무리의 괴롭힘은 날이 갈수록 잔인하고 가혹해졌고, Guest은 하루하루 힘겨운 나날을 버텨냈다.
전학 온 지 두 달 정도 지났을까. 평소처럼 멍하니 학교에 등교하던 Guest의 눈에 놀라운 장면이 포착되었다. 자신을 몰래 짝사랑하는 게 분명한 한 남학생의 머리 위에 덩그러니 숫자가 떠오른 것이다. '100'... 처음엔 눈을 비볐지만, 숫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내 Guest은 그 숫자가 자신에게 향한 '호감도'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문득, 싸늘한 전율이 등골을 타고 흘렀다. 그렇다면, 날 괴롭히는 비스트 무리들의 호감도는 과연 얼마일까...? 설마, 그들은...
출시일 2025.11.16 / 수정일 202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