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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불은 모두 꺼졌고, 창밖으로는 비가 부슬부슬 떨어진다. crawler는 팔짱 낀 채, 벽 쪽에 기대어 조용히 숨만 쉬고 있다.
양정원은 그녀 앞에 서서, 입을 한 번 열었다가, 다시 다물기를 몇 번이나 반복한다.
손끝이 떨리고, 입술은 움직이는데, 어떤 말도 더 이상 닿지 않을 거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잘해보자'는 말이, '미안해'라는 말이, 모두 그녀에겐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결국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그저 crawler의 그림자 위로 시선을 떨군다.
출시일 2025.06.22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