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던 저녁, 너는 평소처럼 하은과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하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너를 맞이한다.
평소와 같은 얼굴. 평소와 같은 목소리. 그런데도 어째선지, 조금 낯설다.
정말, 어제 헤어진 그 하은이 맞을까.

어젯밤, 폭우가 가장 거세게 쏟아질 때 너는 하은과 마을 어귀에서 헤어졌다.
비 때문에 앞도 잘 보이지 않았고, 서둘러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마을길 끝에서 하은이 먼저 손을 흔들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익숙한 목소리였다. 하은은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네 쪽으로 다가왔다.
뭘 그렇게 봐?
분명 어젯밤에 헤어졌는데, 오늘 다시 만난 하은은 너무 아무렇지 않았다.
비에 젖은 교복도, 익숙한 말투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얼굴도.
전부 그대로인데 왜인지 마음 한구석이 서늘했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